이도흠(한양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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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자유주의
지금 미국과 유럽이 들끓고 있다. 1%의 부패와 탐욕을 참다못한 99%의 대중들이 들고일어났다. 신자유주의는 한마디로 말하여 그동안 자본의 야만을 견제하던 장치와 정의의 원칙들을 '자유를 제한하는 규제'라는 이름으로 모두 해체하고는 1%의 탈법적 수탈을 가능하게 한 체제다. 그동안 이들의 탐욕에 유린을 당한 대중들이 늦게나마 저항하기 시작한 것이다.
 
신자유주의는 전통적인 경제영역에서 시장을 즉각적, 무조건적, 무제한적으로 확대하고 비경제적인 영역에까지 인간생활 전반을 시장원리로 작동시키려는 정책 이념이다. 이 체제는 자유로운 착취와 경쟁을 방해하는 모든 규제의 완화, 노동시장 유연화, 정부역할 및 개입의 최소화, 자유화와 개방화, 공기업과 교육 등의 민영화, 감세, 복지축소를 특징으로 한다. 신자유주의는 자본이 꿈꾸던 세상, 곧 노동에 대한 아무런 규제 없이 '자유로운' 착취와 억압, 노동자 조직의 무장해제, 국가와 시민의 제한 없이 무한히 '자유롭게' 열린 시장을 만들었다. 
 
신자유주의의 결과... 참담하다
그 결과는 참담하다. 신자유주의는 '빈곤의 세계화'와 '실업의 세계화'를 향해 진행되었고, 극심한 양극화를 초래하였다. 1970년대 7000개 사에 지나지 않던 초국적 기업은 90년대 초반에만 3만5000개 사로 늘어났으며 이들은 세계무역량 가운데 75%를 차지한다. 세계 최대 초국적기업 200개 사의 총 매출고는 세계 총생산의 약 2/3에 해당되지만 고용자 수는 1억8800만 명에 지나지 않는다. 그 정도로 심하게 노동력을 착취하였고, 이는 양극화를 심화하고 실업률을 증대하였다.
 
1960년에 세계 극빈층 20%의 총소득은 그나마 세계 전체 총소득의 2.3%에 달하였으나 신자유주의식 세계화가 진행된 1996년에는 1.1%로 떨어졌다. 세계 부의 집중은 더욱 심각하게 악화되어 현재 세계 부유가계 0.7%가 전 세계 부의 1/3을 소유하고 있다. 지금 인류 가운데 13억 명이 하루에 1달러도 채 안 되는 돈으로 살아가고 있는 반면에, 세계 10대 갑부들이 소유하고 있는 재산은 최빈국 총수입의 거의 두 배에 달한다.
 
대한민국은 더 파국적이다. 김영삼 정권이 뿌리를 내린 것이지만, 민주화 정권 또한 신자유주의 정권이었다. MB정권은 신자유주의에서 탈피하려는 세계적 추세와 달리 그 극단을 향해 치달았다.
 
정권 출범 한 달 만에 수도권규제 완화, 출자총액 제한제 폐지, 금산분리완화, 특별소비세 폐지, 토지거래허가제 폐지 등 온갖 규제를 풀어버리고, 88개 공기업을 민영화하였으며, 교육의 상당 부분을 사기업의 손에 넘겼다. CEO MB는 국가 자체를 기업화하였다. 그는 노골적으로 친기업 노선을 외치면서 20조 원이나 부자 감세를 단행하고 법인세를 인하하였으며, 4대강 사업과 같은 토건사업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정권의 비호 속에서 한국의 자본은 마음대로 구조조정과 해고를 하고 그 자리는 비정규직으로 채웠다. 지금 900만 명이 같은 일을 하고도 절반의 임금을 받는 비정규직이다. 100만 명이 실업자로 전락하였고 청년실업도 10%대를 오르내린다. 수만 명의 노동자가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아니라 '더 많은, 혹은 극단의 이익'을 위해 정리해고를 당하였으며 이에 항의하다가 폭력을 당하였다.
 
한진중공업은 3년간 매년 평균 3250억 원의 막대한 이익을 남겼음에도 같은 기간 3000여 명의 노동자들을 구조조정과 해고로 내쫓았다. 쌍용자동차에서만 300명에게 전과자란 낙인을 찍었고 96명을 구속하고, 80억 원이 넘는 손배·가압류와 110억 원의 구상권을 청구하여 압박하였다. 차이가 있지만, 이는 콜트 콜택, 기륭전자, 광주 캐리어, 발레오 공조 코리아, 오티스, 유성기업, 그리고 한진중공업에서 유사하게 반복되었다. 쌍용자동차에서만 벌써 17명의 해고 노동자가 죽음 외에 달리 다른 방법을 찾지 못한 채 생의 끈을 스스로 놓았다. 
 
시민이 연대하여 탐욕의 극단으로 달리는 신자유주의 해체해야
이런 야만에 당사자인 노동자가 맞서야 하는 것이 당연하지만, 신자유주의는 임시고용, 파트타임제 등을 확대하고 독자계약제로 전환하여 노조를 거의 무용지물로 만들었다. 게다가 연봉제 등으로 노동자간 경쟁을 부추기고 비정규직과 정규직 사이에 갈등이 생기면서 노동자의 연대는 급속히 붕괴되었다. 노조가 힘을 잃자 초국적기업은 해고를 무기로 임금을 무자비하게 삭감하고 노동자 복지를 속속 폐지하였다. 다운사이징(Downsizing)을 하고 기업의 흡수 및 합병(M&A)을 자유자재로 하고 국가에 대해서는 모든 규제의 철폐와 복지의 축소를 요구하였다. 대한민국은 여기에 더하여 용역과 경찰을 동원하여 저항하는 해고 노동자들에게 폭력을 가하고 이것으로 모자라 손배·가압류, 구상권과 같은 경제적, 사법적 압박을 강제하여 노조를 거의 와해하였다.
 
그럼에도 이 체제가 별로 저항과 도전을 받지 않는 것은 이 체제의 최대의 피해자인 대중마저 화폐증식의 욕망, 곧 더 많은 돈을 벌려는 욕망을 추구하였기 때문이다. 노조가 무력한 그 지점에서 시민이 연대하여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둔 희망버스처럼, 시민이 연대하여 탐욕의 극단으로 달리는 신자유주의를 해체해야 한다. 이제 자본의 야만, 자본과 국가의 유착, 양자가 모의한 폭력, 1%의 부패와 수탈을 견제할 수 있는 정의의 원칙들을 되살려 제도화하여야 한다.
 
세계 차원에서는 토빈세를 제정하고, 브레튼우즈 기관들의 활동을 감시하고 각국이 중앙은행을 스스로 감독해야 하며, 개도국의 외채를 조건 없이 탕감해야 한다. 각국 정부에 대한 국제채권자들의 압박에 이의를 제기하고 금융시장에 개입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빈곤퇴치와 세계평화를 추구하는, 전 세계 사회운동과 시민사회가 광범하게 결집해 국제적 연대를 모색하고, UN처럼 국가가 아니라 세계 시민이 주체가 되는 '국제 의회'를 만들어야 한다. '저항과 연대의 세계화'가 없이는 '빈곤의 세계화'를 막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