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망동지가_祭亡同志歌>
이도흠 교수
그 옛날 서라벌의 한 절,
월명사는 49재를 치르며
<제망매가>를 불렀고,
누이는 中有를 떠나 극락왕생하였다.
오늘 시청 앞 도로 쌍차 이동지의 49재일,
못 보내지,
갈 수 없지.
원혼이 어찌 이승을 떠나겠는가.
잘못은 너희들이 저질러놓고는
열심히 일한 우리를 내몰았다.
일하게 해달라고 애원하는 이들을
몽둥이로 때리고 방패로 찍고 총으로 쏘았다.
감옥에 가두고 수억 원의 손배소를 물리고
과격 폭력분자로 몰아 다시 일할 기회조차 빼앗아갔다.
아이들의 서러운 눈동자가 눈에 밟혀
어케든 살아보려 버둥거렸는데,
온 세포에서 시나브로 빠져나가는 희망들,
체액을 홀딱 빨린 매미처럼,
스물하고도 두 사람,
그리 이승을 마감하였다.
담 건너 덕수궁엔 연인들의 가붓한 발걸음,
길 건너 빌딩 창가엔 사장님의 반지르르한 얼굴,
시청 너머 청와대엔 나으리의 흉포한 아가리,
하여 예가 바로 화탕지옥이고
동지들이 그 불 속에 있는데
어찌 나만 홀로 떠나겠는가.
몸이 더 변하기 전에 가야 할 길이 있다.
뼈와 살은 흙이 되기 전에 무기가 되거라.
피와 침은 물로 바뀌기 전에 구호를 토하거라.
온기는 불로 돌아가기 전에 연대를 이루거라.
기운은 바람보다 앞서서 대열을 형성하라.
모든 지옥의 하늘엔 금강석으로 빚은 무지개가 뜬다.
* 이 시는 2012년 5/10(목) 노나메기 주관으로 열린 쌍차분향소시민상주단 문화제때 발표한 시입니다.
->노나메기 주관 문화제 모습